[앵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 불을 지른 60대 방화범에게 검찰이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승객 160명을 살해하려 시도했다는 겁니다.
긴박한 모습이 담긴 열차 내부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송채은 기자입니다.
[기자]
달리는 전철 안에서 모자를 쓴 남성이 가방에서 인화물질이 든 통을 꺼냅니다.
뚜껑을 열더니 바닥에 쏟습니다.
놀란 승객들이 옆 칸으로 급히 몸을 피합니다.
미끄러워진 바닥 때문에 승객이 잇따라 넘어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남성이 쪼그려앉아 휴대용 토치로 불을 붙이자, 시뻘건 불길이 순식간에 열차를 가득 채웁니다.
불길이 치솟은 순간부터 객차가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찰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초.
처음 불이 시작된 칸에서 겁에 질린 승객들이 밀려오자, 옆칸 승객들도 연쇄적으로 다음 칸으로 이동하고, 곳곳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막다른 칸에서 코와 입을 막고 고통스러워 하던 승객들은 열차가 멈춰서자 출입문을 열어 젖히고 밖으로 탈출합니다.
지난달 운행중인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 원모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검찰이 공개한 영상입니다.
검찰은 원 씨에게 기존 방화 혐의 외에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 했습니다.
사전에 범행 장소를 답사하는 등 계획범죄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남성은 범행 전날 가방에 인화물질을 넣고 이곳 회현역을 비롯한 서울시내 11개 지하철역을 배회하며 범행장소를 물색했습니다.
또 열차가 한강 밑 터널 구간을 통과할 때 불을 지른 것도, 승객이 질식하거나 압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채널A 뉴스 송채은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변은민
송채은 기자 chaechaec@ichannela.com